하며 느낀 점
12주간의 바기오 모놀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, 나는 어떤 마음가짐과 어떤 목표를 가지고필리핀 어학연수를 왔었는지, 내가 원하던 바를 이루었는지, 변한 점은 무엇인지 써본다.
필리핀 어학연수를 온 제1의 목표는 영어였고, 결론부터 말하자면내가 원하던 만큼의 성취는 이루지 못했다. 내가 원했던 것은 미국 드라마 ‘프렌즈’의 주인공들만큼 자유자재로 영어를 구사하는 것이었지만 내 생각보다 훨씬 힘들다는 것을 알았고어쩌면 평생 영어공부를 해도 그 수준에 이르기는 힘들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.
다만 내가 깨달은 것은 그 정도 수준의 영어를 구사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.
어쩌면 나는 지금까지 ‘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내 모습’에 도취돼서 영어공부를 하려고 했었는지도 모르겠다.
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영어는 나의 경험과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일 뿐이고, 그를 통해서 나의 깊숙한 곳에 있는 생각만 얘기할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한다.
물론 그것조차도 가끔은 힘들지만, 영어를 단어 단위로 띄엄띄엄 말했던 내가 하나의 완벽한 문장 단위로 말할 수 있게 된 것은 큰 발전이라고 생각한다.
이처럼 어학연수에 오면 가장 좋은 것은 이런저런 일들에 대해 생각해보고 정리할 시간이 많아진다는 것이다.
내가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필리핀에 간다고 했을 때, 진짜 70%의 사람들은 말렸던 것 같다.
‘너무 늦은 거 아냐?’, ‘도피 유학 아니야?’ 등등.
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에 왔던 것은 내 인생의 큰 방향을 결정할 시기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.
나도 이제 서른하나인데, 이 직장에서 평생 가는 게 맞을까? 나중에 정말 후회하지 않을까? 는 생각이 들었고 더 늦기 전에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시간이 필요했다. 그래서 예전부터 배우고 싶었던 영어와 더불어 나만의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이곳에 오게 되었다.
지금은 내 미래에 대한 고민도 어느 정도 정리되었다. 물론 기존의 내 계획에서 크게 변한 것은 없지만, 내 선택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고 할까?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따는 것을 확인하는 시간들이었다.
그리고 가장 중요한 나의 친구들. ‘필리핀 가면 정신 못 차리고 놀다가 끝난다.’
실제로 내가 필리핀 어학연수를 오기 전에 들은 얘기였고, 그 때문에 이곳에 오면 혼자 공부만 하기로 마음먹었었지만 내 생각과는 완전히 달랐다.
여기에 온 친구들 대부분은 자신의 꿈을 위해 온 만큼 정말 열심히들 공부한다.
워킹 홀리데이를 가기 위해 영어공부를 하는 친구들, 영어 선생님이 되고 싶어서 공부하는 친구들 등등..
그 친구들과 같이 공부하고 영어로 얘기하면서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많이 키울 수 있었고서른이 된 내 시점에서 20대 초반의 어린 친구들이 각자의 꿈을 가지고이 나라, 저 나라 다니면서 사는 모습을 보면서 자극을 많이 받았다.
회사 생활과 사회생활에 찌들어 잊고 있던 감정들과 생각들ㅇ르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.
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.
바기오에 머무는 동안 필리핀 내의 많은 곳을 여행하고 싶었지만, 코로나 사태로 인해 여행을 가지 못하게 된 것은 정말 아쉬운 점 중 하나이다.
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필리핀에 방문해서 그동안 다니지 못했던 곳들을 여행하고 싶고,나의 많은 것을 변화시켜준 이곳 바기오에도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다.